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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는 정말 개발자의 무덤일까? (리뷰 - 개발자 7년차, 매니저 1일차)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는 정말 다양하지만 필자가 보고 들은 경험을 아주 일반화 시켜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처음엔 전공/비전공을 불문하고 신입으로 개발을 시작하여 다양한 개발 경험을 하게 된다. 사수에게 혼나기도 해보고 또는 혼내줄 사수가 없어 혼자 끙끙 밤도 새보고, 다크서클과 거북목을 겸비한 이른바 “삽질"을 하며 고통의 시절을 보내고 나면 어느덧 승진(진급)을 하며 일정 규모의 “팀장(혹은 관리자)“이 된다. 그게 자의든 타의든. 개발자는 다소 “기술"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 직군이든 간에 이러한 커리어 패스의 흐름은 매우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적어도 필자가 보고 들은 것만 보면 말이다. (예외 케이스는 항상 있지만…)

하루는 팀장님과의 면담 중에 “이제는 마냥 눈앞에 있는 개발만 할 것이 아니다. 기술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는 자리와 사람을 관리하며 주어진 과제를 진행하는 자리, 둘 중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더 높고 더 멀리, 그리고 더 넓게 볼 줄 알아야 한다.“라는 말씀을 듣게 된다. 어느덧 “그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팀장님이 말씀하신 두 가지 중 전자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다. 그만큼 오래오래 “실무 개발"을 하고 싶고, 또 그만큼 개발이 재밌기 때문이다. 아직도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밤을 새우는 게 재미있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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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걸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치킨집은 하고 싶지 않다.
출처 : https://catapult.tistory.com/entry/%EC%B9%98%ED%82%A8%EC%A7%91%EC%9D%B4%EB%82%98-%EC%B0%A8%EB%A0%A4%EC%95%BC%EC%A7%80

어느 날 SNS 피드에 개발 관련된 소식들을 받아보다가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라는 제목의 책을 보게 된다. 뭐야, 이거 내 이야기 아니야? 하며 귀신에 홀린 듯 사서 읽어보려는 찰나, 마침 한빛미디어 에서 주최하는 나는 리뷰어다 라는 이벤트를 발견하게 된다. 결국 리뷰어에 당첨이 되고 운 좋게 해당 책을 받아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게 해준 한빛미디어 측에게 이 글로나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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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SNS를 장식했던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

이번 포스팅에서는 우선 책에 대한 리뷰를 간단히 적어보고 거기에 필자의 생각을 조금 더 얹어보고 싶다. 필자를 두고 만들어진 책 같아서 아직도 책 표지만 봐도 신기하고 설렌다. 일단 책 표지나 제목이 맘에 든 건 감출 수 없는 사실이다.

신입 혹은 주니어 개발자가 읽어봐도 좋을 책.

제목만 보면 이제 갓 팀장 혹은 매니저를 하게 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책으로 보인다. 표지 상단에 “개발만 해왔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팀’을 맡았다!” 적혀있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꼭 그렇지마는 않다. 멘토링을 할 때엔 멘토와 멘티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자세로 서로를 맞이해야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기도 하고 무작정 눈앞에 있는 기능 개발만을 하며 안갯속을 걷는 주니어 개발자가 미리 미래를 경험해보는 좋은 사례를 들어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꼭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관리"하는 입장이 아닌 “팀"이라는 공동체 사회, 특히 개발 팀에서 팀원들과 협력하는 방법론을 살펴보고 있고, 경력이 낮으면 안 보이는 부분들까지 마치 멀리 있는 것을 대신 망원경으로 보여주는 느낌이 들었다. 앞부분에는 “이 책을 읽는 방법"이라며 상황별로 읽는 챕터를 가이드 해주고 있지만 사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을 내용이 없어서 처음부터 무언가에 홀린 듯 읽을 수밖에 없었고 선배님이 앞서 지나간 길을 올바르게 지나갈 수 있도록 가이드 해주는 느낌으로 중간중간 사례가 있어서 현업에 있어서 그런지 좀 더 쉽게 읽힐 수 있었다.

다 읽고서야 알아차린 번역서(?)라는 사실.

어떠한 XX 기술 서적에서는 Method를 ‘방법’, Overriding 을 ‘과적’이라고 번역한 책들이 있는가 반면, 이 책은 읽는 내내 국내 어떤 분이 쓰신 거라 생각하고 읽어내려 갔지만 다 읽고 보니 외국에 어느 CTO가 쓴 책을 옮겨서 다시 써진 책이었다. 그만큼 전혀 특유의 번역 느낌(?)은 없었고 오히려 한국 문화에 맞춰 다시 써진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술술 잘 읽혔다.

더불어 책 중간중간에 이 바닥(?)에서 유명하신 분들이 기고해 주신 소중한 경험담과 생각들을 덤으로 읽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챕터가 끝날 때 즈음이면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을 던지면서 무작정 읽지 말고 깊게 생각하고 읽으라고 하는 것만 같은 저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어 좋았다.

기타.

특이한 건, 책 맨 뒤에 보면 키워드를 다시 찾아서 읽어볼 수 있도록 “찾아보기” 코너가 있어서 언제든지 위기 상황(?)에서 가이드처럼 활용해 볼 만한 부분인 것 같아 좋았고, 시간이 지나고 정말 “관리자"가 된다면 다시 한번 처음부터 정독을 하며 보다 나은 “관리자"가 되어보고 싶은 맘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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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곡을 찌르는 문구들, 사실 이것 말고도 무궁무진하다.

기억에 남는 매니저.

짧은 개발자 경력 중에 필자가 만나보았던 “매니저” 중 그래도 괜찮았다고 생각나는 분은 세분 정도다.

  • C : 마이크로 매니징의 끝판왕. 신입시절인 필자가 Java 코딩을 할 때 StringBuilder 을 쓰는지 StringBuffer을 쓰는지까지 확인하거나 SpringFramework의 일부 모듈 코드를 A4로 출력해서 보는 것을 추천하신 분. 어떻게 보면 정말 토나오게(?)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면 그러한 관심도 요즘은 가뭄에 콩 나듯 있을까 하기에 나름 뜨거운 정이 있으셨던 분으로 기억한다.
  • J : 필자에게 관심이 있는 듯 없는듯하면서 가끔 지나가다 뒤통수를 치는 듯한 몸 쪽 깊숙한 멘트로 성장하는데 엄청난 원동력이 되어주신 분. 회사 업무 그 이상을 주문하고 필자가 스스로 개발/개선 포인트를 찾아서 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분.
  • S : 아, 이 분은 정말 천재구나 할 정도로 높이 그리고 멀리 보는데 일가견이 있으신 분. 필자가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키워드 몇 개를 던져주면서 감을 주지 않고 감을 따는 방법을 알려주신 분.

물론 다른 분들도 필자에게 영향력이 있던 분들이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바라직한 “매니저"의 역할은 팀이 목표에 방해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팀원들의 성장을 도와주며 비로소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하고 신뢰 있는 말과 행동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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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유명한 짤이라 다른 미사여구가 필요 없지 않을까 싶다.
출처 : https://twitter.com/hazaraouad/status/451603771869900800

마치며

“매니저"라는 안 좋은 인식을 벗어나게 해줄 내용들이 정말 많이 있고 필자 또한 “오랫동안 개발만 하고 싶어"라는 생각을 조금 달리해볼 수 있는 안경을 쓰게 해준 것 같아 좋았던 책이다. 더불어, 멘토링 하던 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멘토로써 준비를 하고 필자 자신에게, 그리고 멘티에게 보다 더 좋은 촉진제 역할이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멘토링. 다음에 기회가 되면 조금 더 “준비"를 해서 이 책에 나와있는 “좋은 매니저"의 가이드를 기반으로 비록 작은 날갯짓이지만 멀리 보면 팀에 도움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책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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